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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2013) - 장준환

둘베 2013. 10. 9. 22:01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2013)

7.6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여진구, 조진웅, 장현성, 김성균
정보
액션, 스릴러 | 한국 | 125 분 | 2013-10-09

 

 

오. 여진구 강렬하다.

나는 여진구의 출연 드라마를 본 적이 없어서 그냥 '목소리가 아주 매력적인 10대 소년'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화이>를 보고 나서, 여진구는 나에게 '배우'로 기억되었다.

김윤석의 냉혈한 존재감 앞에서도 눌리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각각의 캐릭터들도 개성있게 설정되어서 헷갈리지 않고 기억에 잘 남았다.

 

스토리상의 1차 반전은 사실 그 사건이 시작될 때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으나,

뒤에 나오는 2차 반전(이랄까... 사건발생의 이유?)은 생각치 못했다.

마냥 냉혹하기만 했던 캐릭터를 보다 인간적(이라고 해야할지..)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총격액션신이나 자동차 추격신이 매우 흥미 진진하다. 특히 여진구가 어린 소년이라는 점에서 더 그런듯 하다.

 

화이가 XX를 쏘면서 희미한 미소를 지을 때, 내가 벌레물린 부위를 피가 날 정도로 긁으면서도 시원한 쾌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그런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는 그 때 왜 웃은 걸까?

 

화이의 대표 대사가 "아버지, 절 왜 키우신 거에요?"인데 (홍보 카피에도 나옴), 정말 석태는 왜 키운걸까?

XX에 대한 감정때문에? 자기나름의 복수일까? (보통의 '복수'의 의미에는 맞지 않지만 석태 나름으로는 그의 친절을 '위선'으로 느끼면서 자신의 불행에 대한 분노를 그에게 돌리고 싶었는지도...)

결말을 보면, 자기나름으로 또 화이를 사랑한 것같기도 하다. 영주도 그렇고. 

그렇게 생각하니 표정하나 안바뀌고 사람을 죽이던 석태가 괜스레 짠하기도 하고.

 

마지막 씬에서 (엔딩크레딧 다 올라간 후에 영상 나온다!!! 매우 중요하고 그런건 아니지만...)

OO가 다가오는 사람을 보는 장면에서 표정이 별로 변하질 않는다.

그게 화이라면 환히 웃었을 것같은데 왜 웃지 않았을까? ㅇㄹㅈ ㅂㅌ보면 화이 맞는거 같은데... 정말 쓸데없는 의문이지만...

 

괴물은 만들어지는 것인가, 타고나는 것인가.

감독은 영화 속에서 화이에게만 보이는 괴물을 설정하여 악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관객에게 던져준다.

나는 괴물이 될 '씨앗'은 갖고 태어날지언정, 결국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화이가 그런 것처럼.

그러니 부디 화이는 더이상 괴물이 되지 않았기를...

 

오프닝과 엔딩크레딧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화이가 그렇게 자랐으면 좋았을 텐데.

 

p.s

검색해보니 영화에서 화이의 이름을 따온 화이목이라는 나무는 가상의 나무라고 한다. 끙. 속았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