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행/2015 12월 남해

[2015 겨울 남해] 여행 1일째(1) : 망여행의 서막

둘베 2015. 12. 28. 11:39

 

151225 망여행의 서막

 

 

메리크리스마스!

기독교는 아니지만 태어나주신 덕분에 제가 이렇게 여행을 갑니다.

예수님께 쌩유베리감사를 보내며 남해로 출발.

 

...이라고 산뜻하게 말하기엔 아침부터 고비가 많았다.

 

예상보다 늦게 일어났는데 또 오래가야 한다고 아침밥도 꼬박 챙겨먹고

부랴부랴 고속터미널에 도착한 것이 9시 50분.

경부선은 또 왜이렇게 먼거야 ㅠㅠ 막 달려서 매표창구로 가니 줄은 또 길어.

발동동하면서 줄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배가 아프고...

명상을 하면서 발동동하면서 겨우 내 차례가 되어 "남해 예약했어요!"하는데

 

"여기는 남해 안가는데요?"

 

응? 헐? 네? ..........아맞다 서울'남부'로 예매했지...그게 10시 1분.

 

 

 

침착해... 침착하게... Keep Calm and Cancel Ticket !

위약금 10% 붙어서 2,300원을 냈지만 ㅠ 침착하게 다음 시간인 11시 30분을 검색.

 

... 1자리 남아있다...!

 

떨리는 마음을 붙잡고 카드결제를 하는데 평소 쓰는 체크카드에 잔액이 천원 ㅠㅠㅠ

아놔....ㅠㅠㅠ 다시 접속했는데 내가 11시 30분 매진...?? 나니?

 

음... 아직 전산에 내 결제취소가 반영이 되지 않은 것일수도 있고

아니면 그사이에 다른 사람이 예매를 했을 수도 있지 ㅇㅇ..

 

일단 급한불 부터 끄자며 화장실에 갔다가 침착한 마음으로 다시 접속.

올레 27번좌석 다시 살아났다! 당장 예약.

 

휴... 그렇게 마음의 안정을 찾고 지하철 3호선으로 두 정거장을 이동했다.

필카로 사진을 찍으며 침착함을 되찾고, 근처 커피빈에 가서 잉블라를 마시며 핑크카드도 한판 완성.

유유자적하게 남부터미널에 가서 티켓 뽑고, 사람들 관찰하면서 사진도 찍고.

 

 

 

 값진 티켓....ㅜㅜ

 

그러다가 11시 20분쯤 되어서 버스에 올라타고 여유로운 마음오로 검표원에게 티켓을 넘겼는데

찢어가져갔던 검표원이 다시 돌아와서는

"버스 좀 잘보고 타세요. 이거 진주가는 버스에요"

 

앗............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오늘 왜이럼.

감사합니다! 하고 다시한번 꼼꼼히 살피며 남해행 버스에 탑승.

 

 

 

남해행버스.... 널 만나는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어ㅠㅠ

 

시작을 이렇게 거창하게 해서 그런지

버스를 타고난 뒤에도 설렘과 긴장이 뒤범벅 되어서

대전과 진교를 경유할 때도 헐 뭐지 잘못탔나? 이럼.... 핫핫^_ㅜ

 

 

대전터미널은 트리 하나로 크리스마스분위기가 물씬했다.

넓고 깔끔해서 '오 광역시!'라는 생각이 절로 ㅋㅋ

 

 

자다가 목말라서 생수 한병 구입 700원 (이 한병으로 2박 3일, 서울 도착할 때까지 먹음...)

 

떠나는 맏딸(로 추정됨)을 배웅하시는 가족분들 ㅎㅎ 애틋해보였다. 이런게 터미널의 매력ㅇㅇ

그렇게 남해 도착이 16:10분

도착했을 뿐인데 글이 이렇게 길어지다니...

 

중간에 대전, 진교 거치면서 빈자리가 여러개 생겼는데 다시 사람이 또 탈까봐 자리를 못옮겼다.

옮길껄.... 조금이라도 널찍하게 올수 있었을텐데 ㅠ_ㅠ 다음엔 용기를 내는 것으로.

 

 

나의 여행메이트 얼룩이가방도 안전벨트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