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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8. 21.

 

한겨레 바이칼 대장정 둘째날!

잠자리를 가리는 나는 첫날밤에 깊은잠을 이루지는 못하고 몇번을 깼었다.

그덕에 일찍 일어나서 열차 창가 너머의 일출을 볼 수 있었다.

 

30분을 정차하는 하바롭스크 역에 도착.

한국에서는 (일찍일어날 일이 없기 때문에) 느끼기 힘든 상쾌한 아침공기.

 

(Canon AE-1, 200)

(위) 사진찍는다고 날 쳐다보던 제복청년들.... 쫄았다... 흡

(아래) 얼떨결에 배경이 되어주신 박창식 아저씨와 이승인 삼촌. 나만 스티커붙이기 ^.^

 

큰 도움은 되지않은 러시아 회화책과 함께 하바롭스크에서.

by ㅎㅈ

 

주최측에서 제공해준 점심밥.

감사하게도 일부러 입맛에 맞는 음식을 골라서 중국식 식당에 주문해주신 듯하다.

제육덮밥같은 맛이었는데 긴 고추들이 좀 씹는데 걸리적(?) 거렸다 ㅠㅜ

그래도 외국에서 먹는 밥치고 이렇게 우리입맛에 맞기 힘들지 ㅇㅇ

집에서 싸간 김이랑 같이 잘 먹었다.

 

점심밥과 같이 주신 삶은 달걀. 여름이가 재주를 부렸다. ㅋㅋ

 

계속되는 그림같은 풍경.

 

짧게 정차한 역.

 

다시 달리는 열차.

 

9 wagon 8 kupe 29 seat 가 나의 자리.

wagon은 한 객차, kupe는 객차 안의 객실, 한 kupe에 네 좌석.

 

ㅎㅈ이가 준 귀요미 초콜릿. 호빵맨 캐릭터들 모양이다!

 

열차에 타기 전에 팁을 듣기로는, 차장과 친해두면 좋다고 했었다.

친해지는 방법은 다른게 없고 그들이 파는 차를 사 마시면 된다고 한다. (보통은 뜨거운물로 자기가 가져온 차를 마시니깐)

그래서 컵을 들고 가서 회화책에서 찾은 표현을 가리켜 가면서 얼마인지 물으니

공책에다가 '12, SUGAR 15' 이라고 써서 보여줬다.

그래서 15를 가리켰더니 찬장에서 홍차티백을 꺼내 뜨거운물을 붓고 설탕을 한봉지 넣어 주었다.

내가 스파씨바~ 하니깐 무뚝뚝해보이던 차장언니가 웃어주었다 ^.^ 꺄아

러시아 사람들은 평소 표정은 무뚝뚝한데 그 와중에 웃어주면 정말 사람마음을 녹인다. 매력적인 사람들.

일부러 말한마디 더 걸어보려고 마시게 된 홍차인데 맛있었다! 또 사먹고 싶을만큼!

영국도 아닌 러시아에서 홍차의 매력에 빠지게 될 줄이야.

 

요렇게 생긴 뜨거운물 급수기계가 차장언니 방앞에 설치되어있다.

꼭지를 돌리면 뜨거운물이 콸콸. 컵라면을 가져가서 먹기도 좋다!

열차 안에는 110볼트와 220볼트 코드가 모두 있었다.

방에는 없지만 복도에 몇개 설치되어 있으니 사람들과 서로 눈치 봐가면서 잘 사용하면 된다.

돼지코를 꽂아서 다같이 폰을 충전하려고 했었으나

차장아저씨한테서 하나만 꽂으라는 주의를 받았었다 ㅠㅠ 죄송합니다 몰랐어요..

 

2층침대로 올라가는 사다리. 평소에는 오른쪽처럼 걸쇠로 걸어두면 된다.

 

(Canon AE-1, 200)

정말 푸르른 하늘!!!! 정말 렌즈를 어디를 향해 놔도 그림이니 찍사로서 행복폭발!!!

시간상으로 봤을때 여기는 오블루셰 였던 것 같다.

 

오래 정차하는 역에는 이렇게 먹을거리를 팔러 나오는 아주머니들이 있었다.

이번 역에서는 못사먹었다!!! 다음역에선 꼭 사먹어야지.

옆집 러시아 꼬맹이가 먹는 아이스크림이 부러웠다....ㅠ

 

 

 

내가 회화책에서 찾은 '여기서 얼만큼 정차합니까'를 가리키며 차장언니에게 물으니

시간표 보는 법을 알려주었다. (물론 손가락으로 알려주었으니 내가 눈치코치로 배운셈이지만)

우리는 오른쪽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방향으로 열차를 탔다.

역이름 옆에 보면 몇시에 몇분간 정차하는지 쓰여있다.

주의할 점은 위 표에 쓰여진 시간은 모두 모스크바 기준시간이라는 것.

러시아는 땅이 어마어마하게 넓다보니 한 나라 안에서도 크게는 9시간의 시차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영국의 시차..)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저 시간에 +7시간을 더해야 하고

정확하진 않지만 눈치상 길게 표시되어있는 칸을 지나면 1시간씩 줄어드는 것같다. (이건 아닐수 있다!)

이르쿠츠크는 모스크바 표준시간+5시간으로 우리나라랑 시간도 같다.

역을 지나면서 시간대도 바뀌는데다가 서머타임까지 적용되니 시간이 완전 머릿속에서 오락가락....

거기다가 밤 9시에도 밝은 하늘....!!! .....그냥 빛에 몸을 맡기고 어두우면 자고 밝으면 일어나는게 가장 속 편했다.

 

그림같은 열차밖 풍경

 

우리 다음 칸이 식당칸이었다. 음식재료를 준비하는 중이었는듯.

 

내가 횡단열차에서 가장 궁금했던 화장실! 바로 이렇게 생겼었다.

세면대 앞에 서있으면 거의 바로 뒤가 변기. 비행기 화장실과 비슷한 크기?

물비누도 있고 위에보면 콘센트도 있다. 아마 면도기용인듯?

물은 수도꼭지 밑에 튀어나와있는걸 누르면 물이 나온다. 눌러야만 나오므로 좀 불편했다 ㅠㅠ

 

제일 신기?했던 변기. 비위 약하신 분을 위해 작게 첨부...

저기 변기 밑에 보이는 페달을 누르면 마개(?)가 열리면서 분비물과 쓰레기가 철로로 떨어진다. ㅇ0ㅇ...!!!!

러시아만한 땅덩어리라서 가능한....?!??

하지만 마을 근처에다가 그렇게 버리면 냄새가 나기 때문에 + 무단탑승을 막기위해서

마을도착하기 전 30분부터 출발후 30분까지 화장실 문을 잠근다.

그렇기 떄문에 화장실 가는 타이밍이 아주 중요했다...!!

내가 모르는 러시아어를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열차 시간표를 읽으려고 용쓴 이유중의 하나....

 

내 자리에서 한컷 ㅎㅎ

 

위에 달린 커튼을 위로 말아 올리니 윗층에서도 차창밖을 볼수 있었다.

책읽는 ㅎㄱ언니 도촬.

 

위아래로 나란히 누운 이자매님들.

 

나도 책을 읽으려고 펼쳤으나.... 차창밖이 너무 그림같아서 풍경보느라 글씨를 읽을 수가 없었다...ㅠㅠ

 

윗칸에서 본 객실칸의 모습. 우리가 좀.... 더럽게 썼나....

그저 테이블위에 물건을 올려뒀을 뿐인데...

 

객실 문을 닫으면 안쪽에 저렇게 거울이 달려있다.

 

그림같은 들판과 하늘.

 

영상으로도 찍어왔다.

덜컹거리는 기차소리와 함께 보면 더욱 그림같은 풍경이기에 배경음악은 넣지 않았다.

 

 

(Canon AE-1, 200)

여기는 아마 벨로고르스크였던 것같다.

지난번 역에서 벼르던 아이스크림을 사먹고야 말았다!!! 야호 맛있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나와 ㅇㄹ이.

한개에 30루블. 나는 쿠앤크 비슷한 맛이었는데 맛있었다 ㅠㅠ

 

그리고 같이 팔던 빵?같은 것도 사봤다.

옆에 있던 애들이 '달다'고 해서 그말만 믿고 샀는데... 음... 정말 달았다!!! 맛있다를 떠나서...달다..!!!!

저 크림이 초코렛인줄 알았는데 초코가 아니라 엄청 찐한 캬라멜? 비슷한 맛이었다. 달고나보다 진했다. 무슨 쨈이지..??

여튼 두개를 샀는데 하나는 ㅅㅅ에게 주고 하나만 우리가 먹었다.

사진은 ㅈㅇ삼촌께서 보내주신 것!

 

 

30분이나 정차를 했기에 바깥공기를 쐴겸 좀 걷다가....

또 또라이 기질이 발동해서 나랑 ㅇㄹ이랑 저런 포즈로 사진을 찍었는데.... (한국에서도 여러번 찍었던 포즈라...)

러시아 차장아저씨가 쩌어기서 막 걸어오시더니

우리에게 손가락으로 머리통을 가리키며 (미쳤냐는 뜻인듯..) 엄청 화를 내셨다...ㅠㅠㅠ

자기 객차로 들어갈때까지도 계속 돌아보며 우리를 쏘았다...흑흑

우리는 무슨말인지 못알아 들었으나, 다 알아 들었을 주변 러시아 사람들은 정말 아무말도 하지않고 조용히 우리를 응시했다.

집단이 우리를 응시하니 욕하는것보다 더 무서웠다.... 한동안 엄청 풀죽었었다...

괜히 깝치다가 타지에서 혼나니 더 부끄러웠다.

다른분들은 절대 열차에 매달리지 마시라고 씁니다 ㅠㅠ

 

 

차창에 비치는 구름.

 

다들 피곤했는지 숙면을 취하기에 나는 가져간 간이 스탠드로 불을 켜고 책을 읽었다.

다들 잠을 자는 사이에 내가 심심해 보였는지... ㅎㅎ

초대해주신 강창석 아저씨 따라서 어른틀 틈바구니에서 소주도 한두잔 얻어마시고

사회생활 얘기도 들어서 재미있었다.

 

저녁때 진행된 인문학 강좌.

우리랑 같은 열차에 탄 300여명의 학생들의 식사를 끝내느라고 우리는 9시가 되어서야 식당칸을 쓸수 있었다.

1강으로는 이승인 TC님의 기초 러시아어, 2강으로는 김보근 소장님의 러시아 신화이야기.

70여명이 모여 앉아 듣느라 다소 열악한 환경이긴 했으나 북쪽으로의 상상력에 대해 짚어주신 부분이 참 인상깊었다.

확실히 우리는 북한과의 대치상황 탓에 북쪽으로의 상상은 잘 생각해보지 않으니 말이다.

 

강좌를 들으며 마신 맥주와 안주. 맥주가 좀더 시원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 ㅠㅜ

내 맥주는 나중에 넣어진 놈이었나 보다...흑흑

 

 

*따로 적혀있지 않은 사진은 갤럭시 노트로 촬영.

*모든 사진과 글은 무단사용 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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